편안한 자리/* 여백(餘白)
근교의 가을 - 동자승을 만나다
月波
2008. 11. 2. 20:54
근교의 가을
- 단풍에서 해맑은 동자승을 보다
가을을 타는 것일까?
자꾸 단풍이 눈에 아른거린다.
가을을 떠나 보내려면 아직 긴 시간인데 ......
멀리서 찾지 않아도 스스로를 불태우는 나뭇잎은 도처에 있다.
엊그제 봄날에 돋았던 나뭇잎은
윤회의 한 정점에서 아낌없이 스스로를 불사른다.
버려서 새 삶을 얻는 살신성인이다,
불사른다고 모두 붉은 것은 아니다.
일곱빛깔 무지개로 제가각 스스로를 물들인다.
그러나, 한 순간 방하착(放下着)하면
세상에 물들지 않은 동자승의 해맑은 눈매를 만날 수 있다.
나뭇잎은
이 가을 버려서, 봄을 만난다.
우리도
모두 놓아야 제대로 구할 수 있다.
2008. 11. 02.
용인의 어느 숲에서
월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