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5) - 안개비에 젖은 홍도에서
- 남도여행 3일차 2008년 5월 4일(일), 비와 안개
- 홍도, 그 섬에 다녀오다
(1) 수억 년 동안의 풍화와 침식으로 기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붉은 섬
(2) 해질 무렵이면 노을에 섬 전체가 붉게 물들어 홍도라 부른다는 섬
남도여행 사흘째다.
이틀동안 초여름 날씨로 하늘은 맑았는데 ......
홍도(紅島)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스치며, 비안개가 농염한 자태를 드러낸다.
역시 비경(秘景)은 비경인가 보다, 그 신비의 속살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하기야 고운 여인의 치마폭을 어찌 그리 쉽게 들쳐볼 수 있단 말인가?
빗방울 사이로, 안개속으로 슬쩍슬쩍 훔쳐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지 않는가!
아!
하늘이 열리기 전 이 곳에 바람 한 점 스�으랴?
태고의 숨결로 빚어진 영묘한 바위에 수 세월의 풍파(風波)가 윤기를 더했어도,
이 또한 찰나(刹那)이고 미진(微塵)에 불과하리니,
영겁의 세월에 그저 무상(無常)을 일깨울 뿐.
다만 오늘 존재하는 너만이 그 오랜 비밀을 말할 수 있으련만
그저 묵묵(默默)할 뿐이니
아쉬움일랑 털어버리고,
안개비에 휩싸인 그 모습 그대로 눈과 마음에 담아갈 뿐.
그저 오래도록
그 오묘함으로, 그 신비스런 모습으로
그대가 세상에 태어난 그 때의 일을 꿋꿋이 말해주리라 기대하면서.
석화(石花)
김경희 시
그렇게 다르게 피어날 줄 알았다
뭍에 뿌리 내리지 않고
정처없이 떠돌다가
등대불 밝은 이곳에서
풍랑에 갈기갈기 찢긴 상처
바다가 품어서
바위꽃으로 피었구나
돌고래의
젖을 먹고 자란 너는
천혜(天惠)를 잊지 않는
영원히 필 수 있는
단 하나 양심있는 꽃
흉터 투성이 얼굴이지만
꽃을 든 남자 중의 남자
하늘도 네게 반했다
구름도 네게 반했다
갈매기가 초청해
물결따라 흘러가
꿈속인 듯 나도 널 보고 반했다
설레임의 물결위에 떠 있는
한 송이 해당화
붉은 가슴을 열어
하늘을 맞이하네
홀로 견뎌 온 세월 얼마인가
오랜 한(恨)이 쌓여
기암괴석(奇岩怪石)이 되고
온 몸 붉게 타버렸네
파도를 타고
헤일 수 없는 이야기 밀려 오네
모진 풍파(風波)
그건 도공의 손길이었네
피맺힌 아픔 안으로 삭히고
곱게 다듬어
꽃으로 피어났네
그날
난 섬이었네
파도 위에 홀로 앉아
외로움 태우면서
뜨거운 상처
어루만지고 있었네
<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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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에 덧붙이는 홍도의 모습]
홍도항
동굴
기둥바위
새신랑바위
남문바위 - 홍도 10경중 제 1경
여자가슴 바위
도승바위 - 비바람과 풍랑에 도를 닦고
시루떡 바위
주전자 바위
거북바위
연인바위(부부바위, 키스바위)
부부탑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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