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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5) - 안개비에 젖은 홍도에서

月波 2008. 5. 7. 13:51

 

남도여행(5) - 안개비에 젖은 홍도에서

 

 - 남도여행 3일차 2008년 5월 4일(일), 비와 안개

 - 홍도, 그 섬에 다녀오다

            (1) 수억 년 동안의 풍화와 침식으로 기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붉은 섬
            (2) 해질 무렵이면 노을에 섬 전체가 붉게 물들어 홍도라 부른다는 섬

 

 

남도여행 사흘째다.

이틀동안 초여름 날씨로 하늘은 맑았는데 ......

홍도(紅島)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스치며, 비안개가 농염한 자태를 드러낸다.

역시 비경(秘景)은 비경인가 보다,  그 신비의 속살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하기야 고운 여인의 치마폭을 어찌 그리 쉽게 들쳐볼 수 있단 말인가?

빗방울 사이로, 안개속으로 슬쩍슬쩍 훔쳐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지 않는가!

 

  

 

 

 

 

  아!

  하늘이 열리기 전 이 곳에 바람 한 점 스�으랴?

  태고의 숨결로 빚어진 영묘한 바위에 수 세월의 풍파(風波)가 윤기를 더했어도,

  이 또한 찰나(刹那)이고 미진(微塵)에 불과하리니,

  영겁의 세월에 그저 무상(無常)을 일깨울 뿐.

 

  다만 오늘 존재하는 너만이 그 오랜 비밀을 말할 수 있으련만

  그저 묵묵(默默)할 뿐이니

  아쉬움일랑 털어버리고,

  안개비에 휩싸인 그 모습 그대로 눈과 마음에 담아갈 뿐.

 

  그저 오래도록

  그 오묘함으로, 그 신비스런 모습으로 

  그대가 세상에 태어난 그 때의 일을 꿋꿋이 말해주리라 기대하면서.

 

 

 

 

 

 


 석화(石花)

                                           김경희 시

 

그렇게 다르게 피어날 줄 알았다

뭍에 뿌리 내리지 않고

정처없이 떠돌다가

등대불 밝은 이곳에서

풍랑에 갈기갈기 찢긴 상처

바다가 품어서

바위꽃으로 피었구나

돌고래의

젖을 먹고 자란 너는

천혜(天惠)를 잊지 않는

영원히 필 수 있는

단 하나 양심있는 꽃

흉터 투성이 얼굴이지만

꽃을 든 남자 중의 남자

하늘도 네게 반했다

구름도 네게 반했다

갈매기가 초청해

물결따라 흘러가

꿈속인 듯 나도 널 보고 반했다

 

 

 

 

 

 

설레임의 물결위에 떠 있는
한 송이 해당화
붉은 가슴을 열어
하늘을 맞이하네

 

홀로 견뎌 온 세월 얼마인가

오랜 한(恨)이 쌓여

기암괴석(奇岩怪石)이 되고

온 몸 붉게 타버렸네

 

파도를 타고

헤일 수 없는 이야기  밀려 오네

모진 풍파(風波)

그건 도공의 손길이었네

 

피맺힌 아픔 안으로 삭히고

곱게 다듬어

꽃으로 피어났네

그날
난 섬이었네
파도 위에 홀로 앉아
외로움 태우면서
뜨거운 상처

어루만지고 있었네

 

<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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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에 덧붙이는 홍도의 모습]

 

 

 

 홍도항

 

동굴

 

기둥바위

 

새신랑바위

 

 남문바위 - 홍도 10경중 제 1경

 

여자가슴 바위

 

도승바위 - 비바람과 풍랑에 도를 닦고

 

 시루떡 바위

 

주전자 바위

 

거북바위

 

연인바위(부부바위, 키스바위)

 

부부탑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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