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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6) - 봄 동백과 청보리, 그 붉음과 푸르름의 앙상블

月波 2008. 5. 7. 14:07

 

남도여행(6) - 봄 동백과 청보리밭, 그 붉음과 푸르름의 앙상블

 

 - 남도여행 4일차 : 2008년 5월 5일(월)

 - 고창 선운사, 고창 고인돌, 고창 청보리밭(학원농장)

 

 

   (1) 고창 선운사 - 봄동백 붉음을 토하고

 

 

 

 

 

 

선운사 동백꽃에는 유난히 이별, 회한, 여자와 관련된 시어(詩句)가 많다.

육자백이 질퍽하게 느껴지는 서정주 시인의 시가 귀에 익지만, 사랑잃고  얼음을 지치며 맨발로 그 도랑을 건너던 아픔을 노래한 김용택 시인이 생각난다.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김용택 시인의 <선운사 동백>

 

 

봄동백(春栢),

그대는 탐스러운 마음의 열매인가, 뜨거운 열정의 응결체인가? 

온 몸으로 토해내는 그 붉은 기운이 미치도록 진한 사랑에 빠지는 유혹을 잉태시킨다.

그대의 가슴 저린 한이 그 얼마나 크고 깊기에 

난춘지절(暖春之節)에도  이렇게 피 토하 듯 검붉게 피어나고 있는 것인가?

 

 

 

  

 

 

 

 

 

 

* 풍천(風川) 장어

풍천(風川)은 선운사에서 발원해 선운사 입구 삼거리에서 북향했다가 서해로 빠지는 하천의 이름이다.

동출서류(東出西流)의 흐름과 달리 서출동류(西出東流)로 역류하는 하천을 풍수학에서 풍천이라 한다.

이처럼 원래 풍수학의 일반명사인 풍천(風川)이 선운사 앞 하천을 일컫는 고유명사화한 셈이다. 정확히는 선운사 입구 삼거리 부근의 북향(역류)하는 지점을 풍천이라 부른다.

 

이 주변에 풍천장어 전문집이 즐비하다. 산란을 위해 바다로 가기 전 잡히는 장어, 특히 갯벌 구간이 10km 이상이 되고 뱀장어 서식과 이동 통로로 최적지인 고창 선운산 입구에서 잡히는 민물장어를 풍천장어라 하여 예로부터 유명하다 
 

 

 

   (2) 고창 청보리밭 - 학원(鶴苑)농장, 그 푸르름을 따라

 

 

 

 

 

 

푸른 물결, 푸른 융단이 이러할까?

풋풋함 내음이 코끝을 간지르고, 산들바람에 풋보리잎은 자지러진다.

보리피리 입에 불고 보리밭 이랑을 철없이 뛰어다니던 그 시절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마음의 종달새는 벌써 흰 구름처럼 날아가는구나.

늘 푸르름이 함께 할 것 같던 마음도 비치는 경치에 세월의 탓을 아니할 수 없구나.

그래도 햇살에 하늬바람 살랑이면 그 유혹 못뿌리치고 다시 채비를 서두르지 않을까? 

 

 

 

 

 

 

 

3박4일의 남도여행, 

그 마무리로 고창 청보리밭에서 실바람과 노닐다가,

귀경하는 차량행렬이 보리밭처럼 촘촘해도 마음의 서두름이란 없다.

서평택에서 길을 돌려 안성을 거쳐 용인의 맛집을 찾는 즐거움이 남았으니 .......

 

아내와 함께 오랫만에 맛보는 청기와집 솥밥과 청국장,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방점이다.

그래도 아내는

비안개에 절경을 놓친 아쉬움이 남는지 다시 홍도로 가는 꿈에 젖어있다. 

다시 다녀오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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