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오름에 피어난 복수초(福壽草)입니다
김창집(http://blog.daum.net/jib17) 님이 [글, 사진]을 올려주셔서, 가져왔습니다
눈속에 피어나는 복수초(福壽草)의 모습, 겨울과 봄을 잇는 환상소나타입니다
서울 인근의 천마산 계곡에서도 지금쯤 복수초를 볼 수 있을텐데 ......
동마를 다녀와서 다음 주에 가면 너무 늦지는 않을까?
♧ 개구리 폴딱 뛰어나온다는 경칩에
엊그제 제주의 산야(山野)에는 복수초가 활짝 피었습니다. 아니, 활짝 피었다기보다 밤하늘의 별처럼 명멸(明滅)했다는 표현이 적확할지 모릅니다. 잎이 져버린 커다란 나무 그늘, 마침내 쏟아지는 햇빛의 부름을 받고 자다가 화들짝 놀라 깬 아이처럼 눈을 비비며 피어 있었습니다.
이렇듯 복수초는 아무리 기온이 올라가도 햇빛이 비치지 않는 한 입을 여는 법이 없습니다. 오직 지아비인 태양 하나만을 섬기는 혹독하리 만치 무서운 절개를 지닌 여인처럼 은장도를 품듯 그의 몸에 독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벌나비를 불러들이지 못합니다.
그런 강인한 이미지를 생각하여 사람들은 흔히 복수초의 한자 표기를 '복수초(復讐草)'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사실은 '복수초(福壽草)'라고 복 복(福) 자와 목숨 수(壽) 자를 씁니다. '추위를 이기면서 노력하면 복과 건강이 온다.'는 뜻인가요? 오늘 새벽도 일찍 일어나 추위를 이기고 열심히 걷고 있을 당신께 이 꽃을 바칩니다.
복수초(福壽草)는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원일초, 설련화, 얼음새꽃이라고도 하구요. 산지 숲 속 그늘에서 자라는데 높이는 10∼30cm 정도입니다. 뿌리줄기가 짧고 굵으며 흑갈색의 잔뿌리가 많이 나오는데, 줄기는 윗부분에서 갈라지며 털이 없거나 밑부분의 잎은 막질로서 원줄기를 둘러쌉니다.
잎은 양면에 털이 없거나 뒷면에 작은 털이 있으며, 밑에서는 잎몸이 없고 밑부분 뿐이며 위로 올라가면서 어긋나고 깃꼴로 두 번 잘게 갈라집니다. 최종 갈래조각은 줄 모양이고 잎자루 밑에 달린 턱잎은 갈라졌는데, 꽃은 4월 초순에 피고 노란색이며 지름 3∼4cm로 원줄기와 가지 끝에 1개씩 달립니다.
일본에는 많은 관상용 품종이 있고, 중국에서는 뿌리를 측금잔화라고 한는데요. 한방과 민간에서 진통제, 창종, 강심제(强心劑), 이뇨제(利尿劑)로 사용하지만 유독성 식물이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꽃말은 얄궂게도 '슬픈 추억'이라 하네요.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합니다. 그런데, 제주의 것은 잎 모양이 다른 데 것보다 조금 다릅니다.
♧ 평화로운 비밀 10 - 복수초 /
추명희
눈 쌓인 겨울 한라산
눈과 얼음 뚫고
피는 꽃
눈과
얼음 녹이며 피는
눈색이꽃
생명력이 끈질겨
복수초
한라산에서 가장 먼저
피는
元日草
너를 바라보는 그곳
언제나 동트는 아침
옷깃 스치는
그곳
언제나 그윽한 향기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부서지는 햇살
너의 눈길 닿는 곳
고해소 한 채
너를 생각만
해도
발목에 힘이 생겨
머언 하늘 향해
또 한 걸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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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福壽草)
詩 /
靑松 권규학
한(恨)을
품으려고
품은 게
아닙니다
추위를
견디려고
견뎌내는 것도
아닙니다
강추위와
잔설(殘雪)과
얼음이 온몸을 덮고
있기에
그것을 극복하고자
한(恨) 아닌
한(恨)을
머금고 삽니다
얼음을 깨고
샛노란 꽃잎
세상을 향해 펼칠
때쯤
봄이 저만치 오리라
희망의 소리로
다가서리라
봄이 오는 소리
지금
바로 가까이에서
들립니다
복수초(福壽草)
그 뿌리와
잎으로부터......
- 아래 사진은 깨비천사(http://blog.daum.net/ggaebi1004-coco/729970) 님의 블로그에서 가져 왔습니다.
- 복수초와 함께 노루귀와 변산 바람꽃의 모습이 봄바람에 젖은 연인들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시절의 어수선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나 봅니다.
2006년을 시작한 아름다운 연인들 입니다.
복수초와 노루귀 그리고 변산바람꽃
봄에 시작은 이렇게 알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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