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비와 공존, 오타와(Ottawa)로
간밤에 만난 젊은 카나다인 부부,
그들의 몸에 밴 친절함, 오히려 겸연쩍어하는 그들의 미소가 그립다.
작아도 소중하고, 없어도 나누는 그 마음이 호수에 은빛 비늘이 되어 넘실댄다.
그 빛을 렌즈에 담고 싶다. 그들의 마음을 닮고 싶다.
그 마음을 몰라주고 버스는 72Mile로 쌩쌩 달리고 있다.
유목민, 징기스칸의 사람들.
그들도 속도를 중시했고, 현상에 머무는 것은 곧 죽음이라 생각했지.
끝없이 이어지는 카나다 동부의 평원지대,
여기를 두고 영국과 프랑스도 속도전을 했을까?
요새의 선점과 고수였을까? 선점도 사실은 스피드의 문제이지.
여행도 속도전이다.
몬트리올에 잠시 들렀다가 카나다의 수도 오타와(Ottawa)로 향한다.
1976년의 몬트리올, 스케일이 커 경제적으로 적자였다지
올림픽 스타디움, Open Style, 흰색 구조물을 카메라에 담기가 어렵다
양정모와 레슬링, 한국의 올림픽 첫 금메달
그 환호가 아직도 생생하다
미완의 숙제, 언제나 해낼까?
하늘은 더 파랗게, 흰 지붕은 더 하얗게, 아직 멀었어.
있는 그대로가 좋은 것이 어디 청동빛 역사 뿐이랴?
여기에서 모두가 하나다.
그저 줄세우고 싶었고,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
아쉬움도 때로는 약이 되겠지?
너의 차지가 이렇게 넓으니 얼마나 넉넉하냐?
내 것인 양 나도 그렇더라.
성 요셉 성당, 높은 곳에서도 낮은 세상의 아픔을 아우른다
안드레아 신부님의 전설이 있어 더욱 그렇다
명찰 없이도 원래 그대로일진대, 그대도 허명은 버려라
손 떨리고 마음 떨려, 어떻게 감히 초점을?
산자들이여! 그들의 목발을 보라.
버리고도 걸어나간 그들의 마음을 새겨라.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밀랍도 원래의 심장도
안드레아 신부님의 영혼에는 못미치리
우러러 우러러, 신부님과 하늘을 우러러
몽로얄을 떠나도 마음에 점 하나는 제대로 찍었습니다
푸른 하늘과 뭉게 구름, 며칠만인가? Ottawa의 빛이다
운전기사도 왼손에 핸들, 오른 손엔 디카로 전방의 경치를 담는다
수평선은 보여도 지평선은 잘 안보이는 법
아니, 우리 어릴 적 그곳에는 지평선이 없었다
돌도 불에 그을으면 익고 성숙한다
저 처럼 연륜이 쌓여야 국회는 공전하지 아니할까?
그들의 웃음은 그대로다
검은 색과 흰 색의 콘트라스트가 어려워도
담아낸 카메라보다 기억 속의 카메라가 선명한 법
때로는 숲 너머에 있어도 가까운 것이니
먼발치의 아름다움이 실체다
빛은 담으려하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어두우면 어두운대로
쏟아지면 쏟아지는대로
어두운 대로 모두가 빛이요
밝아도 사라지는 그림자다
버진�의 비뚤어진 그 영혼을 닮은 한 그루 메이플
긴 세월동안 너의 아픔은 치유되었느냐?
그 아픔이 네 얼굴에 아직도 묻어나는구나
올곶게 자란 한 그루의 오크(Oak)
두 그루 나무가 버진�의 슬프고 마음아린 사건을 대비시킨다
사람도 나무도 올곶아야 하는 법
떠나기 아쉬워 오타와강을 거너 되돌아 본다
둘을 가르는 가로등, 원근이 아쉽다
어느 건물의 빛과 그림자, 2분법과 선명한 대비, 그들의 공존
영국과 프랑스, 어제와 오늘, 드러남과 숨음을 본다
몬트리올의 승자와 패자
오타와의 국회의사당, 그 빛과 그림자
리도홀 정원에서 만난 비뚜러짐과 올곶은 나무
도시를 벗어나며 만나는 건물의 명암
모두 선명한 대비와 공존을 보여준다
빛과 그림자는 나름대로 분명한 존재가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눈 날리는 버지니아 블랙스버그에서 들려온 총성
Snow was flying, bullets were flying
비뚜러진 인식과 올곶은 마음의 벽이
얼마나 가깝고도 까마득한지?
공존가치의 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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