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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회화 100선] 두 번 모이기 힘든 작품들

月波 2013. 10. 29. 22:38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두 번 모이기 힘든 작품들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 2013. 10. 29. ~ 2014. 3. 30.
  - www.koreanpainting.kr

 

 
성실하면서도 무심한 순간에 일상은 반짝인다. 포대기로 아기를 둘러업은 아낙네가 절구질에 여념이 없다. 등 뒤의 아이, 커다란 절굿공이가 무거울 법하지만, 한마디 불평 없이 곡식 빻기에 몰두한다. 이 그림이 아름다운 것은 제 일에 충실한 여인의 묵묵함 덕분이다. '일상 예찬자' 박수근(朴壽根·1914~1965)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이다. 

 

박수근(朴壽根·1914~1965)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29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명화를 만나다 ― 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전에는 박수근 작품 다섯 점이 나온다. 자신이 살던 창신동 골목 풍경을 그린 '골목안'(1950년대) '빨래터'(1954) '농악'(農樂·1962) '행인'(1964) 등이다.
 
박수근의 거친 화면이 향토적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데 반해 기자 출신 화가 이마동(李馬銅·1906~1981)의 '남자'(1931)는 지극히 도회적이다. 감색 양복에 갈색 롱 코트, 오른손은 주머니에 찔러넣고 왼손에 신문을 거머쥔 남자는 그 시대 '댄디'의 전형. 우수에 찬 듯한 프로필(옆모습)마저 멋스럽게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조선일보사가 함께 주최하는 이번 전시엔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吳之湖·1905~1982)의 '남향집'(1939)도 소개된다. 인상주의의 토착화를 꿈꿨던 화가는 자신이 살던 개성 집의 오후를 맑고 밝은 색조로 그려냈다. 축대와 나무 그림자를 청보라색으로 표현한 이 그림은 최근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역시 근대문화재로 지정된 배운성(裵雲成·1900~1978)의 '가족도'(1930~1935)도 함께 소개된다. 화가가 자신의 후원자 가족을 그린 그림이다.

 

'금강산 화가'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1899~1976) 작품으로는 '내금강진주담(內金剛眞珠潭)'(1960) '내금강보덕굴(內金剛普德窟)'(1960) '외금강삼선암추색(外金剛三仙岩秋色)'(1959)을 포함한 다섯 점이 전시에 나온다.

 

 

▲ 관람은 10월 29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 관람료 성인 6000원, 초·중·고생 3000원, 부모 동반 초등학생 11월 29일까지 무료 
▲ www.koreanpainting.kr (02) 318-5745 
  

 

 오늘부터 전시될 100점 中 

 

 

 

 

 

 -  조선일보 곽아람 기자 / 입력 :  2013.10.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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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 박수근 · 천경자 …… 한국 회화 거장 한자리서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展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빨래터', 천경자의 '길례언니' .......

 

한국 근현대 회화의 걸작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조선일보와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주최하는 '명화를 만나다 -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전'은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57인의 작품 100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지난 수십년간 국내에서 열린 대형 전시가 대부분 외국 작가 중심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우리의 삶과 역사를 담은 한국 명화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인의 운영위원이 협의를 거쳐 100점의 전시작을 선정했고 20여개의 국공립기관과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작품을 대여했다. 오는 29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천경자의 '길례언니'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빨래터'

 

 
관람객들은 4부로 구성된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회화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다. 1부는 서구적 미술이 도입된 1920~30년대 작품을 소개한다. 1920년대 일본, 프랑스, 독일 등에서 유학한 화가들이 귀국하면서 한국 미술은 급변기에 들어선다. 사실주의 그림이 주를 이뤘고 표현주의, 추상미술 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인승의 '화실' (1937), 오지호의 '남향집'(1939) 등이 대표작이다.

 

1940~50년대, 화가들은 광복과 한국전쟁 등 사회적 혼란기를 경험하면서 사실주의 양식에서 점차 벗어나게 된다. 2부는 새로운 표현을 모색하기 시작한 이 시기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준다. 이중섭의 '황소' (1953년경), 박수근의 '빨래터'(1954), 김환기의 '산월'(1958) 등 한국 미술 최고의 걸작이 탄생한 시기이기도 하다.

 

3부에서는 우리 전통 수묵채색화가 서양의 현대미술을 수용하며 변화해 나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1967), 천경자의 '길례언니'(1973)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4부유영국의 '무제'(1967), 장욱진의 '부엌과 방'(1973) 등 추상미술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1960~70년대 작품을 담는다.

 

전시기간 평일에는 6회, 주말에는 8회에 걸쳐 전시 해설이 진행된다. 관람료는 덕수궁 입장료를 포함해 초등생 3000원, 성인 6000원이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을 기념해 11월 한 달간 초등학생은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koreanpainting.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의: (02)318-5745

 


  - 조선일보 : 김시원 기자
  - 입력 : 2013.10.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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