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武道, 몸과 마음 하나되는 깨달음을 향해 |
- 불교무술의 성지, 경주 골굴사 |
박상문기자 moonpark@munhwa.com |
신라 화랑들의 수련장이었던 경주 함월산의 골굴사 오륜탑 앞.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친 스님의 오른발이 ‘휘~이익’소리와 함께 허공을 가른다. 새가 날 듯 가벼운 몸놀림이다. 이윽고 공중으로 몸을 날려 360도 회전하더니 다시금 사뿐히 내려앉는다. 엄청난 내공이다. 골굴사는 경주에서 추령고개를 넘어 동해안 감포 쪽으로 20㎞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불국사보다 약 200년 먼저 창건된 골굴사는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으로 예부터 인근 주민들의 기도처로서 정신문화의 산실로 전해져 왔다. 현재 이곳은 그 옛날 화랑들이 수련하던 심신 수행법인 선무도를 전승, 보급하고 있는 선무도의 총본산으로 불교무술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선무도는 흔히 ‘위파사나’라고 불리는 관법수행의 일종으로 부처님으로부터 2500년을 면면히 이어온 승가의 전통적인 불교수행법이다. 몸과 마음과 호흡의 조화를 통해 심신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무도는 골굴사 적운(53)스님에 의해 대중화의 길을 걸으며 세계적으로 한국불교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골굴사의 선무도대학은 스님들을 비롯한 일반인 수련자들로 열기가 매우 뜨거운 곳이다. 초보에서 유단자들까지 남녀노소 구분도 없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 선무도를 직접 배우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 수행자들 또한 고난도의 수련으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무도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단계의 수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초보자들에겐 명상이나 요가 등을 통한 정신수양과 기초적인 신체단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무도를 수련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과정이 있는데, 수행법에는 유연공과 오체유법의 선요가와 앉아서 하는 좌관, 서서하는 입관, 움직이면서 하는 행관법 등이 있다. 유연공은 선무도 수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초체력과 체질을 갖추게 하는 18개의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체유법은 인체를 팔, 다리, 배, 등, 머리의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이를 부드럽게 풀고 탄력을 키워줌으로써 뼈와 관절, 근육을 이완시켜 신체를 교정하고 몸을 부드럽게 하는 17개의 동작으로 선호흡이 수반된다. 18개의 동작으로 구성된 유연공과 신체의 다섯부분을 나누어 수련하는 오체유법은 수련에 앞서 기초체력을 갖추게 하는 첫 단계다. 좌관법은 선호흡을 익히는 것으로 호식, 지식, 흡식의 호흡과 수인(手印)이 여러 자세로 행해지는데 이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맑은 정신과 집중력을 기르며 평정한 마음을 가꾸는 수련법이다. 영정입관과 영동입관은 선무도에서 선무기공을 기르는 동작이다. 영정입관은 12개의 동작으로 서있는 상태로 움직이며 호흡과 동작, 의식을 일치시켜 몸 전체의 기를 원활하게 하는 수련법이며, 영동입관은 7가지의 동물모양을 본떠 만든 동작을 통해 내부의 에너지를 기르는 것이다. 불교무술을 익히는 동작인 영정행관은 영동행관의 기초단계로 몸 전체에 균형과 활력을 주는 동작이다. 영동행관은 일반 무예의 형, 즉 품세에 해당하는 것으로 1승형에서 10승형까지 있다. 1, 2승형에 이어 3승형은 선요가와 선기공 같은 정적 수련인 내공이 바탕이 되어 신체 동작의 극대화를 성취하는 단계이다. 가부좌의 상태에서 점프하여 양발을 벌려 차는 기법은 무예의 극치라 할 수 있다. 4승형부터는 깨달음에 이르는 고도한 정신세계의 수련이다. 선무도 대금강문 문주인 적운스님은 “현대인들의 정신적 고뇌와 갖가지 스트레스, 육체의 불균형 등은 선무도 수련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되찾을 수 있다”며 “선무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무술차원을 넘어 부처님의 완전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진·글=박상문기자 moonpark@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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