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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11 - 꺽일지라도 휠 수야 있으랴

月波 2008. 1. 27. 23:03

 

[낙동정맥 11] 꺽일지라도 휠 수야 있으랴

 

 

[1]

 권오언, 김길원,김성호,박희용,송영기,이성원

 단촐해서 오히려 좋고, 선두도 후미도 없이 한 몸이다.

 

 2007년 1월 27일(일)

 10:00 - 15:00

 피나무재-질고개

 

 

[2]

 피나무재 가는 길

 겨울 아침의 해돋이,

 안동 양반 마을에 피어나는 아침 안개

 설산여행의 전주곡은 화려함이 있다.

 

 1 시간의 설산(雪山)알바

 주왕산(周王山)은 우리를 놓지 않는가?

 YBC(영양, 봉화, 청송)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으니,

 포항가는 길은 멀더라.

 

 

 폭설 후의 맑은 날

 심설산행 준비를 하지 않았으나

 남쪽이라 괜찮겠지 ........

 방심은 화를 부르는 것을.

 

 생각을 다잡는다.

 

 법정(法頂)의 산,

 그윽한 마음으로 산을 보면 내가 산이 된다

 그저 보지 말고, 그래. 그렇게. 그윽하게 ......

  산이 되는 산행

 

 되살아나는

 문정희 시인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이라도 쏟아졌으면 했던,

 그래서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했던 .........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했던 ....... 

 그 사람 없어도 그렇게 눈속을 딩군다

 

 가지마다 눈 쌓인 송죽(松竹)

 꺽일지라도 휘지는 말아야 할까, 휠지라도 부러지지 않아야 할까?

 절개의 방점은 어디에 있는가, 오늘 날?

 허벅지까지 쌓인 눈이 갈림길을 막고 있지만,

 더 없이 맑고 한 없이 푸른 하늘, 그래서 높은 것일까?

 절개는 하늘에도 있다.

 

 설중 자작나무,

 러시아 평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라라의 뒷모습까지 오버랩되고 ........

 너의 몸에서 뿜어내는 그 진액은 흰 빛인가, 싯누런 멍인가?

 오늘을 견뎌 천년을 살거라.

 

 이심전심

 오늘은 이 정도로 길을 멈추자.

 멀리 가는 길, 정한대로 가는 길보다

 머무르는 길, 푹 빠질 수 있는 길.

 그래서 되돌아올 여백이 남는 길을 택하자.

 

[3]

 들머리 날머리의 머시기 여시기,

 이름도 친근하고 

 시골의 넉넉함과 맛의 풍성함이 있으니 다시 찾을 날 있으리

 된장에 푹 절인 고추,

 아내를 위한 연가를 부르며 서울로.

 

 주왕산을 빠져나오는데

 발길을 잡는 주산지(注山池),

 겨울의 눈덮힌 그대를 보고팠는데  ......

 봄날의 안개 피어오르는 아침에 그대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피나무재-질고개

 짧은 산행 긴 여운 .........

 

 

 2008. 1. 27.

 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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