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자리/* 심향(心香)

남도의 매향(梅香)을 찾아

月波 2009. 3. 10. 16:08

 

 

남도의 매향(梅香)을 찾아

 

 - 2009. 03. 07(토) ~ 08(일)

 

 

  (1) 산동 상위마을에서

 

해묵은 산수유 열매 사이 새꽃이 돋는다

산동면 상위마을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 구름 밖에 길은 삼십리

그리워서 눈감으면 / 산수유꽃 섧게 피는 / 꽃길 칠십리

- 곽재구, <산수유꽃 필 무렵>

 

시인은

노랗게 채색되어가는 세상에서 서러움을 보았답니다.

목월과 지훈의 서정이 서려있기도 하고

 

 

 

 

지리산 산동 마을로 산수유 사러 갔습니다

산동 마을은 바로 산수유 마을이고

그 열매로 차를 끓여 마시면 이명에 좋다던가요

....................

 

이제 돌아가면 오래 전의 쑥뜸 자국 같은 한숨 한 번 몰아쉰 뒤

이명보다 깊은 잠들 수 있을는지요

산수유 사러 산수유 마을에 갔습니다

 

강연호, <산수유 마을에 갔습니다> 중에서

 

 

 

(2) 구례(화엄사, 구층암, 운조루)에서

 

 구례 백매(白梅), 이시돌에서

 

 

  

春愁春興誰深淺(춘수춘흥수심천) 

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

 

봄의 수심과 봄의 흥취 어느 것이 더 짙고 옅은가  
제비도 오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았는데

 

- 서거정(徐居正), <일, 春日> 중에서

 

 

화엄사 각황전 8각석등

석등 옆 화엄 흑매(黑梅)는 아직 봄이 멀었다 하고

 

 

 구층암 대나무길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

 

덕제(德濟) 스님

다향(茶香)이 아직 입안에 가득합니다

꾸밈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구층암이 아직도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금구몰니(金龜沒泥)의 명당터, 99칸의 양반가

 운조루(雲鳥樓)

 

雲無心以出岫 (운무심이출수)

鳥倦飛而知還(조권비이지환)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 피어 오르고, 새들은 날기에 지쳐 둥우리로 돌아 오네 

- 도연명(陶淵明), 귀거래사(歸去來辭) 중에서

 

                                                                                            * 곡전재와 곡노 :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476(019-625-8444)

 

 

(3) 화개동천(花開東天)에서

 

 옷벗은 나무의 은빛 로망

화개동천(花開東天)은 아직 겨울이더이다

 

 칠불사 아자방(亞字房)

 

 아자선방(亞字禪房)의

선객들은 숨소리도 없이 동안거중이라

 

 

푸조나무

 

혼탁한 세상을 등지고 지리산으로 들어가며

최치원이 꽂아두었던 지팡이가 움이 돋아 자랐다는 나무,

개울가의 세이암(洗耳岩)에서 귀를 씻었다오

 

 

(4) 섬진강 매화밭에서

 

섬진강변 백매 

 

 섬진강변 백매 

 

여전히

겨울 입김이 섬진강을 얼씬거리지만

매화나무는

소박한 꽃망울을 떠뜨려 봄손님을 맞습니다

 

 

섬진강변 백매  

 

 섬진강변 백매 

 

 

 

(5) 청매실 농원에서

 

 청매실농원 장독대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매화와 대나무숲) 

 

청매실농원(매화와 대나무숲)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 백매(보호수)

 

 청매실농원(산수유)

 

 청매실농원(산수유)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 

 

 

(6)  선암사에서

 

 선암사(仙巖寺) 승선교

 

 승선교(昇仙橋)와 강선루(降仙樓)

 

 선암사 삼인당

 

 

봄이면

청매화 홍매화 벚꽃 목련 동백 춘백 

하얗고 붉은 꽃으로 꽃 대궐을 이루는 선암사

먼저 백매화가

아직은 봄이 이르다하고 일러준다

 

선암사 홍매(각황전 돌담)

오는 봄 맞으러 들렀더니, 각황전 담장의 홍매는 아직 이르다 하네

 

 선암사 홍매(각황전 돌담)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변할까봐 내 마음 선암사에 두고 왔지요
오래된 돌담에 기대선 매화나무 매화꽃이 피면 보라고
그게 내 마음이라고
붉은 그 꽃 그림자가
죄도 많은 내 마음이라고
두고만 보라고
두고만 보라고

 

- 김용택, 선암사

 

 선암사 백매(각황전 옆)

그래도 반갑고야, 백매(白梅)는 피었으니

 

 선암사 백매(각황전 옆)

 

선암사 백매(각황전 옆) 

 

 선암사

 

 선암사 뒷간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木魚)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 중에서-

 

---------------------------------------------------------------------------------------

 

 

 

 

옛 선비들이

봄을 기다리는 풍습은 낭만적이었다 


일년 중 가장 추운 동짓날
매화 81송이를 그려 벽에 붙이고
동지 다음 날부터 매화를 한 송이씩 붉게 칠한다
81송이 백매화(白梅花)가 81송이 홍매화(紅梅花)로 바뀌는 날,

 

바로 경칩과 춘분의 가운데인 3월 10일
그림을 벽에서 떼고 창문을 열고
진짜 매화가 핀 봄을 맞이했다

 

 

 

 

-----------------------------------------------------------------------------------------------------

이시돌(062-782-4015, 산채 한방갈비, 화엄사 초입), 동백식당(055-883-2439, 참게탕 참게찜 재첩국, 화개장터)

하나로 횟집(061-772-3637, 벚굴 굴죽, 망덕포구), 청매실농원(061-772-4066, 매실소스 비빔밥, 청매실농원 내)

진일기사식당(061-754-5320, 한정식+두루치기, 승주 선암사 초입), 용궁산장(061-362-8346, 참게탕,곡성압록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