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壽松)과 백송(白松)
화산(華山),
수송(壽松)에서 귀한 시간, 아주 즐거웠다네.
오미자의 오묘한 맛이 아직도 은은한 향으로 입안에 감도는구나.
수송(壽松)과 백송(白松), 동원 은사님의 후불탱화까지 ...... 이런 안복(眼福)이 따로 있겠는가.
리마와 채마 이야기,
굳이 풍수지리를 따지지 않더라도 좋은 터에 대한 선호는 변함이 없지 싶다.
옛 의금부 자리, 수 백년 흐른 원혼들의 아우성이 아직도 들린다고? 그 은행 집의 사세는 어찌될까?
문득 북촌과 서촌을 찾아 옛터의 묵은 향을 느껴보고 싶었다네.
한강을 건너 남으로 향하며
초발심으로 자네가 준 자경문 몇 구절을 다시 읽었다네.
언제 읽어도 마음의 경책이 따끔하더이다. 다만 그 정진이 얼마나 따라줄지 ......
스스로를 자주 경책해보리라.
조계사 백송(白松)
못다 나눈 삼락(三樂) 얘기.
공자와 맹자의 군자 삼락, 상촌 신흠과 추사 김정희의 인생 삼락, 예수의 산상수훈이 오버랩된다네.
경세제민(經世濟民)에 뜻을 두었다면, 수신제가(修身濟家)로서야 불급(不及)이겠지.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이라야 치국과 평천하를 이루지 않겠나.
잘 아시다시피, 공자는 <논어> 학이(學而)편에서
"배우고 때에 맞춰 익히는 즐거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는 기쁨,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해도 화내지 않는 군자의 도리를 말하고 있지.
그러나, 그 핵심은 군자의 도리를 말한 세번째 부분 人不知而不慍(인부지이불온)이 아니겠는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그런데,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삼락(三樂)에 끌리니 .....
閉門閱會心書, 開門迎會心客, 出門尋會心境이라 했지.
폐문열회심서, 개문영회심객, 출문심회심경
책 한 보따리 쌓아놓고 문걸어 잠근 채 그 책을 읽어 봐?
그러다가 문 활짝 열어 찾아온 붕우(朋友)와 차담(茶談)을 나눠 봐?
출문심회심경(出門尋會心境), 산천경계에 마음 뺏긴 스스로를 구제할 방도를 어찌 찾을까?
한 수 가르쳐주게.
조계사 후불탱화와 자네 은사 생각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틈 내어 식구끼리 밖에서 한 번 보자.
집 사람이 궁금해 하네.
2009. 5. 13.
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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