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길따라/* 백두대간

(41) 진부령에서 하는 졸업식

月波 2006. 6. 20. 01:47

 

[백두대간 41차] 진부령에서 하는 졸업식

 

1.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06년 6월 18일(일) 당일산행

 (2) 산행구간 : 미시령-상봉-신선봉-대간령-마산봉-진부령

 

 (3) 산행거리 :  14.3Km(도상), 15.6km(실측)

  -도상(14.3Km) : 미시령-3.0-신선봉-3.0-대간령(큰새이령)-3.0-마산-2.0-눈물고개-3.3-진부령

  -실측(15.6Km) : 미시령-3.45-신선봉-2.85-대간령-3.55-마산-5.75-진부령

 

 (4) 산행시간 : 6시간 30분(휴식및 식사 1시간 28분 포함)

 (5) 참가대원 : 15명 (권오언,김길원,김성호,남시탁,박희용,변주희,송영기,오영제,이상호,이성원,장재업,정제용,지용,진성박,홍명기)

 

 

2. 산행후기

 

 (1) 백두대간 졸업?

 

41차에 걸친 산행 끝에 진부령에서 백두대간 학교의 졸업을 한다. 아내를 비롯한 다른 대간돌이들 가족도 졸업산행을 축하하러 진부령으로 달려왔다. "졸업"이라 .......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불어로 "졸업"을 꼬망스망(commencement)이라 하는데, 영어에서는 commencement가 "졸업식"이라는 뜻외에 "시작"을 의미하지 ........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가는 백두대간 길에, 장벽에 막혀있는 북녘땅 대간을 걷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르며 쉬는 것이라 생각해볼까?  그렇다면 졸업이 아니라 방학을 하는 것이니, 여름방학을 앞둔 방학식쯤으로 생각하며 후일을 기약해야겠지?

 

그러나, 언제 북녘 대간길이 열려 개학을 할지 모르는 기약없는 방학이니 왠지 마음이 허전한 것이 사실이다. 그 방학중에 과외공부하듯 훌쩍 백두산으로 날아가 진짜 졸업식 예행연습이라도 해볼까? 그리고는 다시 산으로 드는 일에 제대로 시작해야 할까보다.

 

 

백두대간 남한구간 종주(2004년 1월 11일 - 2006년 6월 18일) 

 

 (2) 산과 길에 대한 짧은 생각

 

산, 길, 끝, 짐 ........ 어느 날 바람이 불어 으로 들었다. 한참이나 늦게 깨우친 마루금을 따라 산길을 걸었다. 2년여의 발걸음이 그 길의 끝이라고 이제 나를 내려 놓는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까마득히 남아있는데 ....... 길을 막으면 잠시 쉬었다 가야겠지? 그래, 백두산까지 가야겠다는 마음의 을 내려놓자.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이치를 몸으로 느끼며 걸어온 마루금 ....... 이 한 몸이 이 땅의 자연과 하나되어 마루금을 걸어온 이야기......  백두대간이라는 새로운 길에 대한 열망으로 뜨거워진 몸이 나무와 흙과 바위를 만나서 써온 삶의 노래들 ....... 이제 모두가 이라는 단어에 함축되어진다. 길은 유정하고 산은 무심하다고 했던가?

 

그러나, 내가 만난 산은 높은 산과 낮은 산이 사이좋게 어깨동무하고 있었다. 저 홀로 우뚝하지 않은 높은 산, 그기에 주눅들지 않는 낮은 산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서로를 감싸주고 있었다. 낮은 산이 몸을 낮춰 높은 산을 오르는 길을 안내하고, 높은 산마루가 허리를 낮춰 길을 열어주면서 ....... 

 

그 산, 산길의 끝에서 오래 묵혀두었던 짐을 벗는 기분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주변에 대한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산, 낮은 산처럼 주변과 조화로운 삶을 꾸리면서 좀 더 자유롭고 열린 세상을 살아가리라. 스스로 다짐하며 기대를 해 본다.

 

 

 (3) 사진으로 보는 졸업산행

 

졸업산행의 출발지, 미시령에 가족들과 함께 모였습니다

그 동안 뒷바라지해온 가족들이 그저 고맙습니다

 

미시령을 떠나 대간돌이들이 대간길을 오르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는 마음은 늘 같습니다

 

대간길을 되돌아보니 황철봉을 넘어 펼쳐진 너덜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샘터를 지난 전망바위에서 대간돌이들이 환호합니다

동서남북으로 보이는 조망이 압권입니다

 

속초앞의 동해바다와 설악을 두루 굽어봅니다

바다위에,구름위에, 암봉위에서 세상을 살피며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상봉에 도착해 지도를 보며 사방을 조망합니다

저 돌탑에 한 점을 보탰습니다

그 동안 무사산행을 도와주신 천지신명께 돌 하나 올렸습니다

 

위의 사진 찍는 저도 다른 디카에 잡혔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뒷모습이 여유롭고 아름다워야 하나 봅니다.

 

암봉 아래로 속초와 동해바다가 펼쳐집니다

사진만 보아도 멋진 세상이지요

 

암봉의 꼭대기에 대간돌이 모여 앉았습니다

이래서 신선봉이라 할까요?

 

 

대간령(큰새이령, 641m)에 잠시 섰읍니다

미시령과 진부령 사이의 옛고개인데, 여기 주막터가 있습니다

 

병풍바위봉에서 바라본 작은 새이령 계곡(마장터) 모습입니다

6월의 짙푸른 숲속에 옛길이 묻혀있습니다

 

병풍바위봉에서 마지막 간식을 맛있게 먹습니다

이 세상에 대간길에서 먹는 간식보다 더 꿀맛이 있을까요?

 

마산봉 정상 돌탑에 섰습니다

남대장은 대간종주의 끝을 알리는 종을 울립니다

 

마산봉에 서면 진부령과 흘리마을이 발아래에 보입니다

저 멀리 뒤로는  칠절봉에서 향로봉까지의 능선이 펼쳐져 있습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남쪽 대간길, 그 끝이 아쉬움을 더합니다

 

알프스리조트로 내려서는 숲길에 잠시 섰습니다

전나무 숲향에 그저 취하고 싶었습니다

늘 저 나무처럼 살았으면 합니다 

 

진부령으로 내려서는 길에 마타리 꽃이 여기저기서 반겨줍니다

저 노란 마타리는 분명 아내가 보내준 꽃다발일겁니다

여보, 고맙소

 

드디어 진부령에 내려섰습니다

반겨주는 아내를 살짝 껴안아 보았습니다.

지난 2년 6개월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갑니다

 

대간돌이와 그 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해주었습니다

여기가 종착지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지이길 모두 다짐했습니다

 

자리를 옮겨 백두대간 종주기념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성호님의 예쁜 따님 승은, 승란이가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속초 동명항 바닷가에서의 멋진 시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언니 승은이가 단소를 불고, 동생 승란이가 창을 합니디

승은이의 대금연주도 기대가 됩니다

 

축하음악회를 마친 승은, 승란이가 아빠와 속초 동명항 바닷가에 섰습니다

저 푸른 바다, 저 해맑은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속초 동명항에서의 백두대간 완주 뒷풀이입니다

얼굴에는 어떤 걸림도 없는 참이슬같은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세상을 살아갈 것입니다

 

뒷풀이 자리에서도 대간돌이 3총사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항상 후미를 든든히 지켜주었던 그들, 그래서 늘 사랑스런 막내처럼 느꼈었지요

백두대간 끝내느라 태평양 건너는 일을 늦춘 제용 아우님,

쉽지 않은 결단이었던 만큼 좋은 성취가 있길 빕니다

1년이든 2년이든 돌아올 때까지 낙동은 미뤄두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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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산행기록]

 

  05:35  서울 대치동역 출발

 

  07:55  설악 휴게소 도착

  08:15  설악 휴게소 출발

  08:40  미시령 도착

 

  08:47  미시령(826m) 출발

  09:20  샘터(5분 휴식)

  09:35  암봉(전망바위, 8분 휴식)

  09:57  상봉(돌탑, 13분 휴식)

  10:30  화암재

  10:45  신선봉(1204m, 5분 휴식)

  11:05  숲속의 쉼터(식사및 휴식 27분)

  11:32  식사후 출발

 

  11:52  헬기장

  12:05  대간령(大間嶺, 큰새이령, 641m)

  12:31  첫째 암봉

  12:37  둘째 암봉

  13:12  병풍바위봉(15분 휴식)

  13:47  마산봉(1052m, 5분 휴식)

 

  14:15  진부령 알프스 스키장(절개지 아래)

  14:22  콘도 뒤 도로만나는 둑(10분 휴식)

  15:17  진부령(520m봉)

           * 백두대간 졸업식 - 가족과 함께 백두대간 완주 기념사진

 

  15:52  진부령 출발

  16:25  속초 동명항 도착(영랑호)

  17:15  백두대간 완주축하 음악회 - 김승은(단소), 김승란(노래)

  19:15  속초 동명항 출발

  23:18  서울 대치동 도착

 

 

[참가자 명단]

 

 - 대간 종주팀(15명) : 권오언,김길원,김성호,남시탁,박희용,변주희,송영기,오영제,이상호,이성원,장재업,정제용,지용,진성박,홍명기

 

 - 완주 축하가족(14명) : 김영이,강은미,박재상,정선자,권오언(2),김길원(2),김성호(4),장재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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