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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05) 신령이시여, 굽어 살피사 .....

月波 2007. 3. 26. 09:44

 

국망봉 시산제 -  신령이시여, 굽어 살피소서

 

 

1.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07년 3월 25일(일요일)
 (2) 도상거리 : 11.95 Km : (진입 2.7Km + 정맥구간 5.25Km + 진출 4.0Km)
 (3) 산행시간 : 6시간10분(정맥 3시간 00분-산제/식사/휴식포함, 진입 2시간, 진출 1시간 10분) 
 (4) 산행코스 : (국망봉 휴양림)-2.7-국망봉-1.3-견치봉-1.7-민둥산-2.25-도성고개-4.0-(사직2리)

 (5) 참가대원 : 14명(강은미,권오언,김성호,김종복,남시탁,박희용,백호선,송영기,오상승,이상호,이성원, 이영희,이창용,홍명기)

 

2. 산행후기

 

한북정맥 3구간의 미답구간인 국망봉-도성고개를 걸을 겸 금년 시산제를 국망봉에서 지내자는 의견에 따라 국망봉을 다시 찾는다. 국망봉 휴양림에서 국망봉을 바로 치고 오르는 급비탈이 부담스러웠는데, 모두 거뜬히 오르고 국망봉에서 산제를 지냈다. 산제의 축문을 직접 써서 읽으니 산을 걷는 각오가 새로워진다.

 

 

2007년 시산제 축문

 

유세차,
단기 4340년, 서기 2007年 정해년 삼월 스무닷새날, 음력 이월 초이렛날,

 

우리 강남마라톤클럽(산악마라톤팀) 회원 일동은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이곳 한북정맥 포천 국망봉에 올라, 이 땅의 산하를 굽어 살피시며 대자연과 그 속의 생명체들을 지켜주시는 신령님께 조촐하게 상을 차리고 삼가 고하나이다.

 

이 땅의 산하를 가슴으로 느끼고자 대간과 정맥 마루금을 두 발로 걸으며, 산에서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우리는 모였습니다.


돌이켜보면, 2004년 1월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과 함께 첫발을 디뎠던 백두대간 종주를 2006년 6월 금강산 향로봉에서 무사히 마무리하고, 다시 정맥 종주의 길을 나서 오늘 이 곳 한북정맥 포천 국망봉에 이르렀나이다.


그 간 3년여에 걸쳐 넘나든 산 봉우리가 이루 헤아릴 수 없고, 함께한 종주대원이 연인원으로 천여명에 이르니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수 있겠습니까?

 

또한 산행마다 산악마라톤하듯 달리면서도 산의 가르침을 따르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니 그 뿌듯함 또한 이루 헤아리기 어렵나이다. 무엇보다도 큰 탈없이 3년여의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신 신령님의 자애로움이 없었다면 어찌 가능한 일이었겠나이까?


그리하여 저희가 오늘 이곳을 찾아 감사의 산제를 올리는 뜻도 바로 거기에 있나이다.

 

신령님이시여,
앞으로도 우리는 걷는 발걸음마다  대자연의 가르침을 충실히 배우고 따르겠나이다.

 

탈속의 여유를 안고 언제나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산의 모습을 닮겠나이다.
비바람속에서도 함부로 자리를 옮기지 않는 나무처럼 살기를 간절히 소망하겠나이다.
산길에서 만나는 야생화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살겠나이다.
산이 품어낸 맑은 계류에 스스로를 비춰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영혼을 가꾸겠나이다.
 
모든 생명체가 모름지기 저마다 아름다운 의미를 품고 있나니,
바윗돌 하나 ,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라도 함부로 하지 아니하고,
산에서 만나는 미물 하나 하나와도 이웃처럼 벗하고 걸으면서
진정으로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신령님이시여,

오늘 준비한 술과 음식이 비록 보잘 것 없지만, 우리의 작은 정성이오니 부디 흠향하시고,

아무쪼록 우리가 걷는 산행길이 무사하도록 두루 살펴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이 늘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소서.


서기 2007년 정해년 삼월 스무닷새날

강남마라톤클럽(산악마라톤팀) 일동

 

 2007년 국망봉의 시산제, 축문을 읽고 있다

 

 

이렇게 산제를 지내고 따뜻한 햇살아래 편안하고 여유로운 산행을 했다. 견치봉을 지나 민둥산 정상에서는 널널한 마음으로 한북과 낙동정맥 진행일정을 의논하며 봄햇살을 즐겼다. 한북은 운악산까지 진행한 후 잔여구간은 개인별 일정에 맡기기로 하고, 5월에는 낙동으로 들어가잔다. 운기조식을 하며 꽤 여유를 부렸으니 옹골차게 낙동의 산줄기를 걸어보자.

 

도성고개에서 사직2리로 하산하는데, 봄기운이 여기저기서 느껴진다.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우고, 버들강아지 봄볕에 솜털을 내놓고 있다. 이제 산에서도 완연한 봄이 멀지 않다. 돌아오는 길에 세욱님께 들러 뒷풀이 저녁도 맛있게 하고.

 

아 ! 그런데, 국망봉의 정상사진은 올려야하나?  ㅎㅎㅎ

국망봉 정상 세러머니, 좀 독특했나? 

 

 국망봉 정상에 올라 윗통 벗고 세러머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