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6차] 靈氣어린 五臺聖地를 지나
1.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06년 4월 15일(토)-16(일) 무박 2일
(2) 산행구간 : 진고개-동대산-두로봉-신배령-응복산-약수산-구룡령
(3) 산행거리 : 22.0Km(도상), 23.5km(실측)
-도상(22.0km) : 진고개-1.5-동대산-6.5-두로봉-3.5-신배령-4.5-응복산-6.0-구룡령
-실측(23.5Km) : 진고개-1.6-동대산-6.95-두로봉-8.15-응복산-6.80-구룡령
(4) 산행시간 : 8시간 48분(휴식및 식사 1시간 30분 포함)
(5) 참가대원 : 강마 대간돌이 11명
- 권오언,김길원,김성호,남시탁,박희용,송영기,정제용,지용,홍명기,변주희,장복주
2. 산행후기
(1) 지도무난(至道無難)인데 .....
오늘의 백두대간은 오대산 구간이다. 오대산(五臺山), 월정사, 상원사, 적멸보궁 ....... 그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진다. 오대산 성지(聖地)를 처음 찾은 �가 대학 2학년 12월의 일이니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독재에 저항하여 민주화의 목소리가 커져갔지만, 여전히 암울한 빛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그 겨울, 오대산 월정사(月精寺)에서 신심명(信心銘) 강설(講說)에 빠져들던 약관(弱冠)의 청년은, 불혹(不惑)을 지나 이제 지천명(知天命)이 되어 그 때의 기억을 반추하며 오대산을 찾는다. 그 동안 월정사를 여러 차례 찾았지만, 오늘은 그 시절 밤새워 참선정진(參禪精進)하던 마음으로 철야산행(徹夜山行)에 나서는 것이다.
지도무난(至道無難)이니 유혐간택(唯嫌揀擇)하라
단막증애(但莫憎愛)하면 통연명백(洞然明白)이라
도(道)에 이르는 길은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간택(揀擇)함을 버려라.
다만 미워함도 사랑함도 없으면 통연히 명백하니라.
달마대사의 법손(法孫)인 3조(三祖) 승찬대사가 쓴 신심명(信心銘)의 첫 구절이다. 오로지 간택(揀擇)함을 버리면 도(道)를 깨칠 수 있다고 하니, 도대체 그 "간택"이란 무엇인가? 가리고(揀), 또 가린다(擇)는 뜻이니, 요즘 말로 좋은 것만 골라잡는 마음이라고나 할까? 가려서 골라잡기하는 마음을 버리면 도(道)에 이른다고?
그래, 호(好), 불호(不好)를 가리지 말고 이 세상의 모든 생물, 무생물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뜻이렸다. 유정(有情), 무정(無情)을 가리지 않고 두루 친하게 지내는 법을 익히면 그것이 지극한 도(道), 즉 도(道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지. 사람이든 길가의 꽃이든 그 무엇에게도 좋고, 싫음을 가려서 대하는 마음을 버리고 두루두루 친해진다?
허허, 그런데 그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생물, 무생물은 접어두고 우리 집 네 식구하고 간택(揀澤)없이 잘 지내기도 어려운 일이다. 아니, 처자식은 고사하고 나 자신하고도 친하게 못지내는 모순 덩어리의 우리 인생이니 ...... 그러나, 미워하는(憎) 마음도 사랑하는(愛) 마음도 끊으면 통연하고도 명백히 도(道)에 이른다고 했으니, 지금이라도 어디 그 길을 쫓아볼까?
지도(至道)가 저러할까? [사진 : 월파, 약수산 전 안부에서]
(2) 잃어버린 자신은 누가 찾을꼬?
산길을 걷는 마음에 무엇을 가리겠는가? 숲길의 화초수목(花草樹木)에게도 간택(揀澤)과 증애(憎愛)를 버리고, 그저 무상(無相), 무념(無念), 무주(無住)할 수 있다면 ........ 보름을 갓지난 둥근달이 환하게 비추는 월정사 들머리, 버스 속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진고개로 향한다. 새벽 2시 50분, 첩보전 하듯이 잠시 길을 돌아 진고개를 출발.
동대산(東臺山, 1433.1m) 오르는 길의 새벽 공기가 제법 상큼하다. 천혜의 원시림이 쏟아내는 맑은 기운이 폐부를 찌르고, 마음의 때를 씻게 한다. 날이 밝으려면 아직도 시간이 꽤 남았다. 하지만 이미 마음의 등불이 켜졌으니 어둠속에서도 거칠 것이 없는 걸음이다. 성지(聖地)에서 맞이할 아침을 기대하며 진고개를 출발한지 40여분만에 동대산 정상에 올라 후미를 기다린다.(03:32)
눈을 감아도 오대산의 5대(五臺)는 선연히 기억에 떠오른다. 하나씩 가슴에 담으며 말없이 옛 생각에 잠긴다. 東臺 관음암, 西臺 수정암, 南臺 지장암, 北臺 미륵암, 中臺 사자암이 그려진다. 무상(無相), 무념(無念), 무주(無住)를 쫓았던 상원사 선승(禪僧)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근세의 한암스님과 탄허스님도.......
“집에서 기르던 개 한 마리를 잃어버리면 온 식구가 찾아 나서지만, 자기 마음이 바깥 경계에 부딪쳐 잃어버렸을 때는 아무도 찾아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안타까워 하시던 탄허스님 ...... 님이 가신지 20여년, 아직도 저는 잃어버린 마음을 못찾고 진토(塵土)세상에서 이렇게 선사(禪師)의 주장자를 기다리며 산길을 걷고 있습니다.
조금씩 여명(黎明)이 찾아든다. 밤새워 걷는 산길에서 저 미명(微明)이 다가오듯 조금씩 선사의 가르침을 따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저에게는 아직도 새까만 밤일 뿐입니다. 부디 번개불처럼 화두를 던져주시고, 죽비라도 두드려 주소서.
보름달도 동대산 숲속에 한 점으로 걸려있고 .....
(3) 그리운 건 내 잘못이야
신선목이를 지나(05:14), 두로봉을 향해 빡세게 오르막을 걷는다. 서서히 동쪽 하늘이 �게 타오른다. 하지만 일출직전의 낮은 기온에다가 바람이 몰아치니 한 겨울을 연상하게 한다. 이렇게 산에서는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거늘 ....... 고어텍스 재킷을 꺼내 입는다. 감기 기운에 옷까지 얇게 입고 후미에 오는 지용 님이 걱정이다.
두로봉 정상 직전에서 갑자기 떠오른 아침해에 모두들 한참동안이나 환호한다.(05:50) 깨어나는 아침과 더불어 왼쪽으로 오대산의 주봉인 비로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아래 적멸보궁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에 서광이 비친다. 정산(正山), 자네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가? 그 겨울의 월정사 수련회와 탄허스님의 찌렁찌렁한 목소리, 닷새간의 용맹정진과 비로봉 눈길산행 ....... 그 때 가부좌 틀고 철야정진(徹夜精進)하던 마음으로 우리는 지난 밤을 꼬빡 새우며 동대산을 걸었구나.
정산, 비로봉에서 적멸보궁, 상원사를 거쳐 월정사로 되돌아오던 그 겨울의 눈길이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칼바람이 옷깃을 절로 여미게하던 그 빙판의 산길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고 새삼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그 자리가 새삼 아른거린다. 가슴시리도록 그리워진다. 함께 걸었던 그 때 그 사람 ........ 잊힐줄만 알았었는데 .......
냉이꽃이 피었다, 네가 등을 보인 뒤에 냉이꽃이 피었다. 도라지 맛나는 너를 보기 전에 냉이꽃이 피었다. 너와 같이 앉았던 그 자리에 냉이꽃이 피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쓸데없이 많이 ........ 아리아리한 가슴에 안도현 시인이 부채질을 한다.
이문세도 부채질을 거든다. ♬ 그리운 건 다 내잘못이야 / ♬ 잊힐줄만 알았는데 / ♬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걸 / ♬ 그땐 알 수 없었어
지도(至道)를 논하다가 어느새 마음은 엉뚱한 곳에 머무르고 있으니 ...... 그러고 보면, 나의 근기(根機)는 어쩔 수 없는 중생이다. 그냥 걷자. 나무가지가 얼굴을 할퀴면 그대로 받아주고, 돌부리가 신발에 부딪히면 그대로 감싸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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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봉 직전에서 맞이하는 일출 - [사진 정산 송영기]
우리는 그렇게 동쪽하늘을 배경으로 서있었다 [사진 : 정산 송영기]
(4) 저 언덕에 닿을 수 있을까?
두로봉(1421.9m), 북대사 갈림길에 도착한다. 여기를 넘어 응복산, 구룡령으로 대간길에 접어들면 靈氣어린 이 오대성지(五臺聖地)를 언제 또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좀 더 여기 오대산 자락에 머물고 싶은데, 대간길을 재촉해야하니 아쉽다. 두로봉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뻗어가는 오대산 능선을 굽어본다.
금년 새해 첫날에도, 아내와 함께 오대성지를 찾았었는데 ...... 새해 첫날, 강릉에서 일출을 보고 돌아오던 길에 월정사, 상원사와 적멸보궁을 차례로 참배하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 중순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을 오르던 눈쌓인 길이 눈에 선하다. 그 때의 생각에 빠진채,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는 두로봉 내리막길을 걷는다.(06:15)
탄허스님이 그저 그립고, 선방의 죽비소리 들으며 밤을 지새우고 싶고, 수좌들의 면벽한 모습에서 저 언덕 건너 가는 길을 찾고 싶은 심정이야 쉽게 떨칠 수 없는 또 다른 상념(想念)이니, 시간이 흐르거나 공간이 바뀌어도 끊임없이 그기에 집착하지 싶다.
상원사 선원, 백련당
진신사리 모셔진 적멸보궁
상원사 적멸보궁, 2006년 새해 아침의 모습
(5) 바람을 베고 누울 수 있다면
두로봉(1421.9m)을 기점으로 오대산 성지를 벗어나 만월봉, 응복산, 약수산을 거쳐 구룡령으로 가는 길은, 좌측으로 홍천군 내면의 심산유곡을 두고 걷는 오지 트레킹이다. 곳곳에 세월의 무게를 못이기고 넘어진 아름드리 참나무, 벼락맞아 타다 남은 신갈나무를 보며 걷는 길은 여기가 곧 강원도에서 가장 깊숙한 곳임을 직감하게 한다.
예언서 '정감록'에는 난리를 피해 살기 좋은 3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로 강원도 땅에서 '3둔4가리'를 꼽고있다. 그 중 3둔이 홍천 내면의 살둔.월둔.달둔이요, 4가리는 다음 백두대간 구간인 인제군 기린면의 적가리.아침가리.연가리.명지가리(명지거리)다.
[둔]은 산속에 숨어있는 펑퍼짐한 언덕을 말하고, [가리]는 경작하고 살 만한 계곡 옆의 땅을 일컫는다. 오늘 산행을 마치고 구룡령에서 귀경하는 길에 틈을내어 3둔중의 살둔에 들러볼 수 있을까? 2층으로 된 귀틀집, 살둔산장에 들러 물굽이가 산을 이리저리 휘돌아 흐르는 선경(仙景)을 볼 수 있을까?
두로봉에서 북으로 뻗은 대간, 저 아래 3둔 4가리가
바람을 베고 눕는다 해서 침풍루(寢風樓), 아직도 완공되지 않은 집이라 해서 미진각(未盡閣), 산이 반 물이 반이라는 뜻으로 산반수반정(山半水半亭) 등 붙여놓은 이름도 가지각색인 살둔산장도 이제 오지의 아늑한 곳이 아니라 숱한 사람들의 발걸음에 몸살을 앓고 있지는 않을지?
만월봉과 응복산을 오르는 그 가파른 대간길에서도 좌측으로 펼쳐지는 통마람골을 바라보며, 통마람이 계방천을 만나는 산 언저리 여기저기에 있는 숲속의 언덕, 3둔을 그리며 걷는다. 약수산을 오르기 전 안부에서 후미와 합류할 때까지 장시간의 휴식을 하며 하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12시도 되기전에 구룡령에 도착했으면서도, 모두 주문진 앞바다에서 공수해온 문어생각에 빠지느라 살둔을 찾아보는 일은 뒷전이었으니, 바람을 베고 눕는 일은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
응복산 정상에서, 걸어온 길 15.79, 나아갈 길 6.71
(6) 구룡령, 그 많은 사연만큼
구룡령에 도착하니(11:38), 오늘 지나온 길이 동영상처럼 다시 펼쳐진다. 어둠을 밝히며 오대산 구간을 걸었지만, 그냥 스쳐가기에는 아쉬움이 곳곳에 남는다. 자장율사가 터 닦고 수없는 선방수좌(禪房首座)가 지켜온 오대성지의 영묘한 기운(靈氣)이 오래도록 내 주위를 감싸고 흐를 것 같다.
"임금을 만났다고 하지마시오"하니, "여기서 문수보살을 보았다고 하지마십시오"했던 세조와 문수동자, 그 모습이 상원사 동종의 비천상(飛天像)에 오버랩되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지독히도 산을 사랑하던 젊은이들, 오대산 계곡에 바친 그들의 슬픈 영혼을 떠올리던 동피골,
바스라져가던 고목등걸과 그기서 피어나는 파란 이끼, 나무는 그렇게 윤회의 길을 걷는구나.
신배령의 넓은 초지와 배나무, 돌배나무도 꽃이 피고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는데 .......
응복산 아래의 통마람골, 아무리 산속 깊숙히 집을 지어도 마음이 번잡함을 털지 못하면 ......
응복산 내리막 길에서 만난 노란 복수초(福壽草), 이 세상에 저 보다 더 멋진 야생화가 있을까?
눈속에서 피어난다는 복수초, 응복산은 이제 봄을 준비한다
눈물의 구룡령, 하늘만 보이는 고개때문에 용들도 숨이 차서 하늘로 못올랐나? 구름만 보이는 고개 때문에 가신님 소식도 끊기고 말았구나....... 이명주의 트롯트, "눈물의 구룡령"까지 .......
물론 빼놓를 수 없는 오늘 산행의 뒷풀이, 싱싱한 주문진의 문어가 구룡령에서 "처음처럼"과 "참眞 이슬露"를 만났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구룡령에서 56번 국도로 계방천을 따라 홍천 내면을 가로지른다. 그 계방천이 물굽이를 휘어감는 곳에 달둔교, 칡소폭포가 있다. 홍천강을 만날 때까지 이 계곡은 참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깊은 산골에 들면 누구나 자연인이라 했다. 새벽부터 자연에 흠뻑 취해 걷던 산길,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울로 향하는데, 낮은 산에는 봄이 한창이다.(17:22 서울 도착)
구룡령 직전, 약수산 전망대에서 설악을 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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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산행기록]
22:15 서울 대치동역 출발
23:50 평창 휴게소 도착
00:10 평창 휴게소 출발
00:25 오대산 수련원 도착
02:50 진고개 출발
03:32 동대산(1433.1m, 10분 휴식)
04:42 차돌바위
05:14 신선목이
05:40 1383봉(10분 휴식))
06:10 두로봉(1421.9m, 5분 휴식)
06:54 1234봉 전 안부(식사 20분)
07:30 벼락맞은 나무
07:40 신배령(1210.1m)
08:00 1210봉
08:13 만월봉(1280.9m)
08:40 응복산(1259.6m, 5분 휴식)
09:10 마늘봉 전 안부(나무의자, 10분 간식)
09:28 마늘봉(1126.6m)
09:47: 1261봉(암봉)
08:59 1280봉
10:16 약수산 전 안부(휴식 30분, 후미와 합류)
11:13 약수산(1306.2m)
11:38 구룡령 도착
13:10 구룡령 출발
17:22 서울 대치동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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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이문세
밥한그릇 시켜놓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늘 하루 내모습이 어땠었는지
창가에 비쳐지는 건 나를 보던 내모습
울컥하며 터질 듯한 어떤 그리움
그리운 건 다 내잘못이야
잊힐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걸
그땐 알 수 없었어
고개숙여 걸어가는 나를 보던 가로수
"실례지만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나는요 갈곳도 없고 심심해서 나왔죠.
하지만 찾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그렇지 내가 말해줬지
잊힐줄만 알았다고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엔
날리어 다시 갔으면
맑은 밤하늘엔 별이 편안히들 웃고있어
저렇게 나도 한번만 웃어 봤으면
어둠속에 비치는 건 흐르는 나의 눈물
차가운 주먹에 훔쳐 뒤로 감추네
그리운 건 다 내잘못이야
잊힐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걸
그땐 알 수 없었어
라리라라 라라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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