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젖은 두물머리에서 봄비 젖은 두물머리에서 어둠 짙은 새벽 창가에 봄비가 내린다. 이 비에 함초롬히 젖어 있을 강가에 서고 싶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맑은 날의 새벽 물안개보다 촉촉한 비안개가 더욱 가슴을 적시지 않을까? 모두들 잠든 새벽 네시, 슬금슬금 찾아오는 봄비 속에 그 곳으로 간다. 석병.. 편안한 자리/* 여백(餘白) 2008.03.23
明月, 日出, 落照와 함께 한 온천여행 明月, 日出, 落照와 함께 한 온천여행 나고야(名古屋) - 이세(伊勢) - 가츠우라(勝浦) - 시라하마(白浜) - 오사카(大阪) 2008년 2월 21일(목) ~ 2월 24일(일) 일본에서 나고야(名古屋)를 물산(物産)의 도시, 오사카(大阪)를 장사(商業)의 도시라고 부른다. 이번 여행은 나고야가 그 시점(始點)이요, 오사카가 그 .. 편안한 자리/* 여행(旅行) 2008.02.24
아들의 졸업식 아들의 졸업식(2008.02.13) 기범아, 시간은 참 빠르기도 하지? 너가 이 세상에 첫 울음을 터뜨리던 아침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간다니 뿌듯한 마음이다. 아들아, 대학생활의 시작은 엄마뱃속에서 나오던 그 때처럼 이 세상에 새롭게 태어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지난 시간이 엄.. 편안한 자리/* 여백(餘白) 2008.02.17
아침 꽃을 저녁에 줍는다 아침 꽃을 저녁에 줍는다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산악마라톤 대회의 자원봉사를 하기로 한 날이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함께 해 온 동지들이 중심이 되어, 클럽멤버들과 이웃 클럽을 위해 1년에 한 번씩 청계산을 달리는 행사를 준비해왔다. 금년으로 세 번째다. 아침 일.. 편안한 자리/* 여백(餘白) 2007.11.18
깨달음을 얻은 이가 사는 곳으로 깨달음을 얻은 이가 사는 곳으로 (1) 프롤로그 - 적멸보궁을 찾아서 가을바람이 볼을 간지르고 있다. 쏴하고 대나무 잎에 스치는 바람이 그리워진다. 시인의 흉내라도 내며 길을 나서고 싶어진다. 비지땀 속에 된비알을 오르는 산길이 아니라, 일주문(一柱門)을 지나 정갈한 마음으로 산사(山寺)로 가는.. 편안한 자리/* 여백(餘白) 2007.11.04
단풍 단상(丹楓 短想) 단풍(丹楓) 단상(短想) 푸르던 잎이 제 가슴 불사르며 가지를 떠날 채비를 한다 묵은 몸을 버려야 새 잎을 얻는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붉어지면서도 버려서 맞이할 공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저 버림이 얻는 것이요 크게 비워야 넉넉히 채운다고 스스로를 일깨울 뿐 그렇군요 음...... 음......음 일.. 편안한 자리/* 여백(餘白) 2007.10.25
칠장사의 빛과 그림자 칠장사의 빛과 그림자 추석 상경길 뱀꼬리처럼 늘어선 차량행렬을 벗어나 잠시 산사로 들고 그 길은 여유롭다. 칠장사의 빛과 그림자 오래 묵은 아름다움을 만난다. 쉬었다가 다시 길에 들어도 길에만 몸과 마음을 바친 이보다 서울에 빨리 도착했으니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가르침이 가슴에 닿는다. -.. 편안한 자리/* 여행(旅行) 2007.09.26
(여름휴가 04) 30년을 거슬러 홍류동으로 - 해인사 (여름휴가 04) 30년을 거슬러 홍류동으로 - 해인사 푸르름이 짙어 오히려 적막하다. 새와 벌레의 울음조차 그 푸르름에 파묻힌다. 30년을 거슬러 해인사로 들고, 홍류동에 심신을 맡긴다. 노각나무 껍질처럼 허물을 벗는다. 고로쇠 등걸, 날개달린 너의 열매를 보고 싶구나. 졸참나무야, 잎과 열매가 작아.. 편안한 자리/* 여행(旅行) 2007.08.07
(여름휴가 03) 성철 스님의 생가에서 - 겁외사 (여름휴가 03) 성철 스님의 생가에서 - 겁외사(생가) 문득 호랑이를 만나고 싶었다. 오래 전 입적하신 성철스님이 그리워졌다. 가야산으로 가는 길에 산청 단성의 성철스님 생가에 들렀다. 시간을 떠난 절, 겁외사(劫外寺) 사람을 만나고, 호랑이를 만나고, 확철대오한 부처를 만난다. 30년을 거슬러 해인.. 편안한 자리/* 여행(旅行) 2007.08.07
(여름휴가 02) 남명 선생의 품에서 - 산천재(山天齋) (여름휴가 02) 남명 선생의 품에서 - 산천재(山天齋) 지리산 대원사(大源寺) 산문을 나서며 가까운 덕산(德山)의 산천재(山天齋)를 찾는다. 산천재(山天齋)는 조선 중기의 재야(在野) 유학자 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1572)) 선생이 노년을 보낸 곳이다. 이순(耳順)을 넘긴 나이에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지리.. 편안한 자리/* 여행(旅行) 2007.08.07